초등학교 3·4학년부터 정보(SW·AI) 교육이 의무 시수 34시간으로 늘었지만, 실제로는 절반 이상의 학교에서 이 시수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K-교육 AI’와 AI 보편교육을 핵심 과제로 내세운 것과는 거리가 있는 현장 실태다.
의무화된 34시간, 현실은 절반 이상 ‘미운영’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초등학교 정보교육은 기존 17시간에서 34시간 이상으로 두 배 확대됐다. 시안 단계에서는 ‘편성·운영할 수 있다’는 권고 표현이었지만, 지역별 교육 격차 우려가 제기되면서 ‘편성·운영한다’는 의무 조항으로 최종 확정됐다. 2025년 초등 3·4학년과 중1·고1부터 적용을 시작해, 2026년에는 초등 5·6학년과 중2·고2까지 확대되는 단계다.
| 구분 | 기존 시수 | 확대 시수 |
|---|---|---|
| 초등학교 | 17시간 | 34시간 이상 (의무) |
| 중학교 | 34시간 | 68시간 이상 (의무) |
그러나 의무 조항으로 못박았다고 해서 현장에서 그대로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초등 정보교육은 별도 교과가 아니라 실과 교과의 일부 시수와 ‘학교자율시간’을 끌어와 편성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학교마다 실제 운영 여부와 충실도가 크게 갈린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초등 3·4학년 가운데 절반 이상의 학교가 이 정보교육 시수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왜 ‘의무’인데도 안 지켜질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초등 정보교육이 독립 교과로 편제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실과 교과의 정보 영역 시수만으로는 17시간을 채울 뿐이고, 나머지 17시간 이상은 학교자율시간이나 창의적 체험활동 시수를 끌어와야 한다. 학교자율시간은 학교의 여건과 교사 확보 상황에 따라 운영 폭이 크게 달라지는 영역이다.
여기에 더해, 정보교육을 가르칠 전담 인력 자체가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도 겹친다. 중등 단계에서도 정보 교과 정규교원이 배치된 학교 비율이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는 조사가 있었던 만큼, 초등 단계의 인력 공백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시간표상으로는 ‘편성’됐다고 표기되더라도, 실제 수업의 질과 충실도까지는 보장되지 않는 구조다.
정책 방향과 교실 현실의 간극
교육부는 지난해 업무계획에서 ‘K-교육 AI’를 통한 학습지원과 AI 보편교육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하지만 그 출발점인 초등 정보교육조차 절반 이상의 학교에서 의무 시수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AI 교육 강화라는 정책 목표와 교실 현실 사이의 간극은 당분간 좁혀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시수 확대 자체보다 정보교육을 안정적으로 가르칠 전담 인력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