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당애서

2027 이공계 정시, 미적분 안 봐도 된다 — 서울대 제외 174개 대학 선택과목 자유화

이공계 정시 미적분을 지정한 대학이 전국에 단 1곳만 남았다. 연세대·고려대·한양대 등 주요 대학이 잇따라 수학 선택과목 지정을 폐지하면서, 이과 수학의 상징이었던 미적분·기하가 사실상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금 고1·고2라면 수학 선택과목 전략을 지금 당장 다시 점검해야 한다.

수능 수학에는 세 가지 선택과목이 있다.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이 중 미적분과 기하는 오랫동안 ‘이과 수학’으로 불리며 이공계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의 필수 코스였다. 그런데 2027학년도 대입에서 그 공식이 사실상 무너졌다.

종로학원이 전국 174개 4년제 대학의 이공계 학과 정시 모집 요강을 전수 분석한 결과, 이공계 정시 미적분·기하를 지정한 대학은 서울대 단 1곳(0.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미적분을 선택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이공계 학과에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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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정시 미적분 지정 대학, 전국에 단 1곳

종로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전국 174개 대학 중 이공계 전 학과에 미적분·기하를 지정한 곳은 서울대가 유일(0.6%)하다. 일부 학과에만 미적분·기하를 지정한 대학도 7곳(4.0%)에 그쳤다.

한때 이공계 진학의 기본 조건처럼 여겨졌던 미적분·기하 지정이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서강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이화여대·서울시립대 등 주요 대학 자연계 학과에서는 수학 지정과목이 없다.

미적분·기하 일부 적용 대학 현황

전체 미적분·기하 지정을 폐지하지 않고 일부 학과에만 적용 중인 대학은 다음과 같다.

  • 가천대 — 클라우드공학과 1개 학과만 지정
  • 경북대 — 모바일공학 1개 학과
  • 전북대 — 수학교육과 1개 학과
  • 제주대 — 수학교육과 1개 학과
  • 충남대 — 수학과·수학교육과·정보통계학과 3개 학과
  • 충북대 — 수학과·수학교육과·정보통계학과 3개 학과

의대는 절반 가까이가 아직 지정 유지

흥미로운 점은 일반 이공계와 의대 사이의 온도 차다. 전국 39개 의대 중 미적분·기하를 지정한 곳은 17개 대학(43.6%)으로, 서울대·울산대·단국대·가천대 등이 포함된다. 반면 연세대·고려대·가톨릭대 등 22개 의대에서는 수학 선택과목을 지정하지 않았다. 의대를 목표로 하는 수험생이라면 지원하려는 학교가 미적분·기하를 지정했는지 반드시 개별 확인이 필요하다.

왜 이렇게 됐나 — 확률통계 응시자가 급증한 이유

대학들이 미적분·기하 지정을 잇따라 포기한 것은 수험생 현실을 반영한 결과다. 주요 대학들이 선택과목 제한을 풀면서 문과 학생도 수학 선택과목에 상관없이 이공계에 지원할 수 있게 됐고, 이는 자연스럽게 상대적으로 쉬운 확률과 통계 쪽으로 수험생이 몰리는 결과를 낳았다.

확률통계 응시 비율, 지난해 급등

수능 수학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응시자 비율 변화를 보면 이 흐름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학년도확률과 통계 응시 비율
2022학년도51.7%
2023학년도48.2%
2024학년도45.1%
2025학년도45.6%
2026학년도56.1% ↑ 급등

2024학년도까지 꾸준히 줄어들던 확률통계 응시 비율이 2026학년도에 갑자기 1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6학년도부터 이미 주요 대학에서 문과 수학도 사실상 이공계 대학에 인정돼 문과 수학 쏠림 현상이 급속도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2027학년도에는 이 비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2028학년도부터는 아예 달라진다 — 수능 수학 문·이과 통합

지금의 변화는 사실 더 큰 흐름의 전조다. 2028학년도 수능부터는 수학에서 문·이과 구분 자체가 사라진다. 미적분Ⅱ와 기하가 수능 출제 범위에서 완전히 제외되면서, 현재의 미적분·기하 선택과목 구조 자체가 없어지게 된다.

임성호 대표는 “2028학년도부터는 사실상 수능 수학에서 미적분·기하 자체가 시험 범위에서 배제돼 이공계 학과의 수학 성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공계 학과에 입학하더라도 대학 수업에서 필요한 미적분 심화 내용을 고등학교 때 배우지 못하고 오는 학생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만 남았다 — 서울대 지정 방식은?

서울대는 식품영양학과·의류학과·간호학과를 제외한 자연계열 전체 학과에서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과목으로 지정했다. 즉, 서울대 이공계를 목표로 하는 수험생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면 정시 지원 자체가 불가능하다. 서울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이라면 이 부분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학생·학부모가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것들

이번 변화가 내 수험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학년별로 정리했다.

현재 고3 (2027학년도 수능 응시 예정)

이미 수학 선택과목을 정한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원하려는 대학과 학과가 미적분·기하를 지정하고 있는지 여부를 각 대학 모집 요강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다. 특히 의대 지원을 고려한다면 학교별로 조건이 다르므로 반드시 개별 확인이 필요하다.

현재 고2 (2028학년도 수능 응시 예정)

2028학년도부터는 수능 수학에서 선택과목 구조 자체가 사라진다. 따라서 현행 미적분·기하 여부를 기준으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없다. 다만 대학에서 이공계 전공을 제대로 공부하려면 미적분 심화 내용이 기반이 되므로, 내신이나 학교 수업에서 미적분을 성실히 학습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고1 이하 (2029학년도 이후 수능)

2028학년도 이후 수능 체계에서 대입을 치르게 된다. 선택과목 구조가 없는 통합 수능에서 이공계 진학을 준비한다면, 학교 수업에서 수학의 기초 개념을 탄탄히 쌓는 것이 핵심이다. 대학들이 미적분·기하 심화를 따로 요구하는 방식(권장과목, 가산점 등)을 어떻게 설계할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부분도 있으므로, 추후 발표되는 각 대학 입학 전형을 꾸준히 확인해야 한다.

“미적분·기하를 선택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이공계에 지원할 수 있게 됐지만, 대학 입학 후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 수학 실력은 여전히 필요하다. 수능 전략과 학습 전략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 입시 전문가 공통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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