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당애서

고1 자퇴 1만 명 돌파, 내신 5등급제 진짜 원인일까

지난해 전국 고교 학업중단자가 1만8661명으로 최근 7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내신 5등급제가 처음 적용된 고1 학생의 자퇴가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었다. 일부 언론은 이를 5등급제의 변별력 붕괴 신호로 해석했지만, 교육계는 “단년도 자료의 과잉 해석”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18,661명
2025 전체 학업중단자 (7년 새 최고)
10,450명
고1 학업중단자 (첫 1만 명 돌파)
▲6.1%
고1 전년 대비 증가율

고1 자퇴, 정말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었다

종로학원이 전국 일반고 1,703곳의 학교알리미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고교 학업중단자는 1만8661명으로 전년(1만8498명)보다 163명(0.9%) 늘었다. 이 중 고1 학업중단자는 1만450명으로 직전 학년(9847명)보다 603명(6.1%) 증가해,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1만 명 선을 넘었다. 학업중단에는 자퇴·퇴학·제적이 포함되며 대부분은 자퇴다.

2025년 전국 일반고 학업중단자 학년별 분포 (종로학원, 학교알리미 공시자료 기준)
학년인원비중
고110,450명56.0%
고27,346명39.4%
고3865명4.6%

학년별 학업중단자 분포

입시업계는 내신 5등급제가 처음 적용된 고1 학생들 사이에서 검정고시를 거쳐 수능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5등급제는 상위 10%까지 1등급, 상위 34%까지 2등급을 부여한다. 기존 9등급제(1등급 4%, 2등급 11%)보다 상위 등급 비율이 넓어졌지만, 그 등급에 들지 못했을 때의 불안감이 오히려 자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전 과목 1등급 6배 증가”는 사실일까

지난 22일 일부 언론은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실이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자료를 근거로 “전 과목 1등급 학생이 6배 늘었다”며 5등급제의 변별력 붕괴를 제기했다. 그러나 같은 자료를 들여다보면, 지난해 고1 학생 42만3257명 중 1·2학기 모두 전 과목 1등급을 받은 학생은 4588명으로 전체의 1.1%에 그쳤다.

⚠ 변별력 붕괴 우려 측

전 과목 1등급 학생이 전년 대비 수 배 늘었다는 점을 근거로, 내신 1등급을 놓치면 인서울 진학이 어려워졌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

✓ 변별력 유지 측

전 과목 1등급은 전체의 1.1%에 불과하고, 한 과목만 2등급이어도 평균 1.16등급으로 서울 주요대 지원이 가능하다는 반박.

경기진학지도협의회 분석에 따르면 6개 과목 중 5개 1등급·1개 2등급을 받아도 평균은 1.16등급으로, 여전히 서울 주요대학 지원 가능권에 해당한다. 광주진학지도협의회도 “5등급제에서도 성적 분포는 기존 9등급제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당애서 현장 코멘트 — 저희가 직접 지도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한 과목만 2등급 받으면 끝났다”는 인식이 퍼져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로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한 과목 2등급 정도는 여전히 정시·수시 모두에서 충분히 회복 가능한 구간입니다. 1학기 성적 하나로 자퇴를 고민하기엔 너무 이릅니다.

과목 수가 늘어난 게 더 큰 변수

교육계에서는 오히려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이수 과목 수와 소인수 과목이 늘면서, 등급제 자체보다 과목 구조의 변화가 변별력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다. 서울·부산 기준으로는 6학기 동안 7~8개 과목이 추가됐고, 과목이 많아질수록 전 과목 1등급을 유지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파주고 한 교사는 “최상위권 학생도 모든 과목에서 1등급을 계속 유지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게 데이터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선거 앞두고 공포 프레임” 비판도

교육계 일부에서는 언론과 입시업체가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위기감을 키우는 보도를 반복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자퇴 증가의 원인을 5등급제 하나로만 단정하기보다, 직업교육에 대한 관심 확대와 검정고시에 대한 인식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을 함께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당애서 현장 코멘트 — 자퇴를 고민하는 학생과 학부모님을 만나면, 대부분 “내신 한 번 망쳤다”는 단일 사건에서 결정을 서두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퇴는 한 학기 성적이 아니라 적어도 1년치 데이터를 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입니다. 지금 고1이라면 9월 모평까지는 데이터를 더 모아보는 것을 권합니다.

FAQ

Q1. 내신 5등급제가 9등급제보다 학생에게 불리한가요?
1·2등급 비율 자체는 9등급제(4%, 11%)보다 5등급제(10%, 34%)가 더 넓다. 다만 과목 수와 소인수 과목이 늘어 전체 평균을 1등급대로 유지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불리하다기보다 ‘체감 난도’가 달라진 구조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Q2. 한 과목만 2등급을 받아도 정시·수시에서 불리한가요?
경기진학지도협의회 분석상 한 과목 2등급, 나머지 1등급이면 평균 1.16등급으로 서울 주요대 지원권에 해당한다. 한 과목 등급만으로 입시 전략을 바꿀 필요는 없다.
Q3. 고1 자퇴 후 검정고시로 가는 전략, 실제로 유리한가요?
정시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학교생활기록부 기반 수시 전형 전체를 포기하는 결정이다. 1학기 성적만으로 결정하기보다 최소 1년치 누적 데이터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Q4. 전 과목 1등급 학생이 늘었다는 보도, 믿어도 되나요?
수치 자체(4588명, 1.1%)는 사실이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만 강조해 ‘변별력 붕괴’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 절대 비율로 보면 여전히 매우 소수에 해당한다.
Q5. 지금 고1 학부모는 무엇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나요?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과목별 이수 인원과 등급 분포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소인수 과목이 많은 학교일수록 등급 산출 방식이 달라질 수 있어, 단순 평균보다 과목별 맥락을 함께 봐야 한다.
참고 자료: 학교알리미 · 교육부 · 시도교육청 고1 내신 현황 자료(17개 시도교육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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