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고교 학업중단자가 1만8661명으로 최근 7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내신 5등급제가 처음 적용된 고1 학생의 자퇴가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었다. 일부 언론은 이를 5등급제의 변별력 붕괴 신호로 해석했지만, 교육계는 “단년도 자료의 과잉 해석”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고1 자퇴, 정말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었다
종로학원이 전국 일반고 1,703곳의 학교알리미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고교 학업중단자는 1만8661명으로 전년(1만8498명)보다 163명(0.9%) 늘었다. 이 중 고1 학업중단자는 1만450명으로 직전 학년(9847명)보다 603명(6.1%) 증가해,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1만 명 선을 넘었다. 학업중단에는 자퇴·퇴학·제적이 포함되며 대부분은 자퇴다.
| 학년 | 인원 | 비중 |
|---|---|---|
| 고1 | 10,450명 | 56.0% |
| 고2 | 7,346명 | 39.4% |
| 고3 | 865명 | 4.6% |
학년별 학업중단자 분포
입시업계는 내신 5등급제가 처음 적용된 고1 학생들 사이에서 검정고시를 거쳐 수능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5등급제는 상위 10%까지 1등급, 상위 34%까지 2등급을 부여한다. 기존 9등급제(1등급 4%, 2등급 11%)보다 상위 등급 비율이 넓어졌지만, 그 등급에 들지 못했을 때의 불안감이 오히려 자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전 과목 1등급 6배 증가”는 사실일까
지난 22일 일부 언론은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실이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자료를 근거로 “전 과목 1등급 학생이 6배 늘었다”며 5등급제의 변별력 붕괴를 제기했다. 그러나 같은 자료를 들여다보면, 지난해 고1 학생 42만3257명 중 1·2학기 모두 전 과목 1등급을 받은 학생은 4588명으로 전체의 1.1%에 그쳤다.
⚠ 변별력 붕괴 우려 측
전 과목 1등급 학생이 전년 대비 수 배 늘었다는 점을 근거로, 내신 1등급을 놓치면 인서울 진학이 어려워졌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
✓ 변별력 유지 측
전 과목 1등급은 전체의 1.1%에 불과하고, 한 과목만 2등급이어도 평균 1.16등급으로 서울 주요대 지원이 가능하다는 반박.
경기진학지도협의회 분석에 따르면 6개 과목 중 5개 1등급·1개 2등급을 받아도 평균은 1.16등급으로, 여전히 서울 주요대학 지원 가능권에 해당한다. 광주진학지도협의회도 “5등급제에서도 성적 분포는 기존 9등급제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과목 수가 늘어난 게 더 큰 변수
교육계에서는 오히려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이수 과목 수와 소인수 과목이 늘면서, 등급제 자체보다 과목 구조의 변화가 변별력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다. 서울·부산 기준으로는 6학기 동안 7~8개 과목이 추가됐고, 과목이 많아질수록 전 과목 1등급을 유지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파주고 한 교사는 “최상위권 학생도 모든 과목에서 1등급을 계속 유지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게 데이터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선거 앞두고 공포 프레임” 비판도
교육계 일부에서는 언론과 입시업체가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위기감을 키우는 보도를 반복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자퇴 증가의 원인을 5등급제 하나로만 단정하기보다, 직업교육에 대한 관심 확대와 검정고시에 대한 인식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을 함께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