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사태가 남긴 숙제 — 역사교육, 암기에서 성찰로 바뀌어야 하는 이유
지난달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배재고 학생 일부가 5·18을 희화화하는 구호를 외쳐 물의를 빚은 사건은 사과와 참배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교육 전문가들의 시선은 이제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학교 역사교육 개선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지점은 하나다. 학생들에게 역사적 사실을 더 많이 암기시키는 방식만으로는 온라인에서 확산하는 역사 왜곡과 조롱 문화를 막기 어렵다는 것. 역사적 사건의 의미를 스스로 생각하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교육, 그리고 일상 속 잘못된 언행을 바로잡는 생활지도까지 학교 교육 전반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진단이다.
역사교육이 놓치고 있던 것 — 암기에서 성찰로
박진동 강원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학생들이 새로운 문제 상황을 마주했을 때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합리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며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자세를 길러주는 것이야말로 역사교육 본연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정해진 결론을 전달하고 암기시키는 수업에서 벗어나, 하나의 사건을 두고 다양한 자료를 비교하고 논쟁적 주제를 토론하는 수업으로 역사교육 개선방안이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튜브·SNS 시대, 역사 문해력이 필요한 이유
디지털 환경 변화도 새로운 과제로 꼽힌다. 유튜브와 SNS를 통해 역사 정보를 접하는 학생이 늘면서, 역사 왜곡과 가짜뉴스를 스스로 가려낼 수 있는 역사 문해력을 길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디어 리터러시와 역사교육을 결합해 혐오·차별 표현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체계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 설문 항목 | 응답 비율 |
|---|---|
| 극우화된 혐오 표현 발생 시 직접 대응에 어려움을 느낌 | 75.2% |
| 그 외 응답 | 24.8% |
사실 전달을 넘어 — 공감과 감수성 교육
역사적 사실을 판단하는 능력 못지않게, 역사적 비극의 의미와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는 감수성을 함께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특정 표현이 왜 공동체의 기억을 훼손하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지 함께 고민하는 수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사회에서 고통받은 이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시간과 훈련이 필요하며 이는 단순 지식 습득이 아니라 학생들이 서로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며 함께 깨닫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실에서 실천으로 이어지려면 — 생활지도의 현실
문제는 이런 교육이 교실 실천으로 이어지기 위한 여건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전국 초·중·고 교사 17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극우화된 혐오 표현이 발생했을 때 직접 대응에 어려움을 느꼈다는 응답이 75.2%에 달했다. 교사들은 민원이나 아동학대 신고 우려 없이 학생의 잘못된 언행을 지도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강주호 회장도 교권 보호 법제 완성과 인성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학생들의 언어문화가 바로잡힐 수 있다고 밝혔다.
학부모 입장에서 이번 진단이 남 얘기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역사 과목을 그저 암기 과목으로만 대하는 아이라면, 이번 기회에 “왜 그 사건이 아프게 기억되는지” 함께 이야기 나눠보길 권한다. 최근 역사교육 개선방안 논의의 방향은 단순 연표 암기에서 벗어나 자료를 비교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기르는 쪽으로 가고 있다. 학교 수행평가나 서·논술형 평가에서도 이런 흐름이 점차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아이가 유튜브나 SNS에서 접하는 역사 관련 콘텐츠를 무작정 막기보다, 사실 여부를 함께 확인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은 가정 내 실천이 될 수 있다.
학부모가 가정에서 함께할 수 있는 것들
- ✔ 아이가 SNS·유튜브에서 접한 역사 관련 밈이나 콘텐츠를 함께 확인해본다.
- ✔ “그 사건이 왜 아픈 기억인지” 대화를 나누며 공감하는 연습을 함께한다.
- ✔ 학교의 역사·인권교육, 민주시민교육 관련 가정통신문을 챙겨본다.
- ✔ 자녀가 친구나 온라인에서 혐오 표현을 접했을 때 대처법을 미리 이야기해둔다.
자주 묻는 질문
아직 구체적인 교육과정 개정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토론·자료비교 중심 수업과 역사 문해력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습니다.
배재고 야구부의 5·18 희화화 논란을 계기로, 암기 중심 역사교육만으로는 온라인상의 역사 왜곡·조롱 문화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유튜브·SNS 등에서 접하는 역사 관련 정보 중 왜곡되거나 잘못된 내용을 스스로 가려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와 결합해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옵니다.
민원 제기나 아동학대 신고 우려 때문에 학생의 잘못된 언행을 즉각 지도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전교조 설문에서 75.2%에 달했습니다.
아이가 접하는 역사 관련 콘텐츠를 함께 확인하고, 왜 특정 표현이 상처가 되는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은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배재고 야구부는 사과와 참배로 사건을 매듭지었지만, 교육계는 이를 계기로 학교 역사교육과 인성교육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넓히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논의의 핵심은 역사교육 개선방안이 암기 위주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판단하고 공감하는 힘을 기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있다.
교권 침해 대응이나 학교 민원 처리 절차가 궁금하다면 국가장학금 신청 가이드 외에도 서당애서의 다른 교육 정책 기사들을 참고할 만하다. 최근 교육재정 이슈가 궁금하다면 대치동 사교육비 현실을 다룬 기사도 함께 읽어보길 권한다.
※ 이 기사는 2026년 7월 8일 이투데이 보도 [배재고, 그 이후] 시리즈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참고: 이투데이(2026.07.08),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 설문조사.






